제주출입국·외국인청이 올해 상반기 제주도내 예멘 난민심사 대상자 400여명 중 23명에 대해 난민의 지위를 부여하지 않고 인도적 차원의 체류를 허가했다.

도내 난민 인권단체는 "심사결과 후 정착지원을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후속 절차를 촉구했다.

14일 오후 '난민네트워크·제주 난민 인권을 위한 범도민 위원회(이하 제주 난민 인권단체)'는 <예멘 난민 심사 결과 발표에 따른 입장문>을 배포했다.

앞서 제주출입국·외국인청은 이날 오전 예멘인 23명의 체류 허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인도적 체류허가'란 난민법상 난민 인정요건을 충족하지는 못하지만 강제추방할 경우 생명, 신체에 위협을 받을 위험이 있어 인도적 차원에서 임시로 체류를 허용하는 제도를 말한다.

제주출입국·외국인청에 따르면 현재 예멘 난민 신청자 481명의 중 440명에 대한 면접을 마쳤다.

이중 영유아 동반 가족, 임신부, 미성년자, 부상자 등 23명에 대해 인도적 차원에서 보호 필요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1차 결정을 내렸다.

23명 중 만 19세 미만 미성년자는 총 10명(0~5세 2명, 6~10세 1명, 11~18세 7명)이다. 7명은 부모 또는 배우자와 함께 있으며, 부모 등 보호자 없이 입국한 미성년자는 3명이다.

인도적 체류 결정이 난 이들은 주로 본국의 내전이나 후티 반군의 강제징집을 피해 한국에 입국하여 난민신청한 사람이다.

난민 지위가 부여되지 않은 이유는, 난민협약과 난민법 상 5대 박해사유(인종, 종교, 국적, 특정사회집단 구성원 신분, 정치적 견해)에 해당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제주출입국·외국인청은 설명했다.

인도적 체류 허가가 부여된 23명은 1년 간 국내에 체류할 수 있다. 다만 본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 정도로 국가정황이 좋아지면, 체류허가가 취소되거나 더 이상 연장되지 않게 된다.

   
 
이날 입장문을 발표한 제주 난민 인권단체는 "제주출입국·외국인청은 난민 지위 부여가 아닌 인도적 체류허가 결정을 내렸다"며 "차후 인권 기준에 따른 난민 심사와 체계적인 정착을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인도적 체류허가는 취업 허가만 주어질 뿐, 의료보험을 포함한 4대 보험, 교육을 받을 권리, 자유롭게 여행할 권리 등 모든 사회적 권리가 배제돼 있다"며 "이와 같은 지위만을 받은 난민들이 한국 사회구성원으로 스스로 안전하게 정착할 것을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그러면서 이들은 "법무부는 예멘 국적 난민에 대해 국제인권기준에 따른 심사를 진행해야 한다"며 "한국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갈 예멘 국적 난민들의 정착이 가능토록 처우에 관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