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자치단체가 아닌 행정시인 제주시. 이런 제주시 행정의 한계 및 문제가 제주도의회에서 거론됐다.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강성균) 소속 의원들은 13일, 제주도의회 제364회 1차 정례회에 따른 제2차 상임위 회의(2017회계연도 제주특별자치도 일반회계 및 특별회계 세입·세출 결산 및 예비비 지출 승인의 건 등 심사)에서 "제주시가 인구 50만명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예산 및 조직 운영 등의 면에서 홀대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구 50만명 이상 도시의 경우 '대도시' 반열에 올라 법률에 의해 각종 특례 및 혜택이 주어지지만 제주시의 경우 곧 인구 50만명이 되더라도 '법령에 의한 대도시'에 포함되지 않는다. 법인격이 주어진 기초자치단체가 아닌 행정시인 결과다.

이는 지난 2006년 7월1일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하면서 도내 4개 시·군이 폐지되고 2개 행정시(제주시·서귀포시) 체제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대도시는 15개(서울특별시와 광역시는 제외) 뿐이고 관련 법률에 따라 대도시는 일반 시·군과는 차별화된 각종 특혜 및 권한이 주어진다.

교부금 지원율이 크게 높아지는 것은 물론, 인사·조직, 보건의료, 도시계획·개발, 도시재생, 환경보전, 지적, 지방채발행 승인 업무 등에 있어 특례 및 혜택이 부여된다. 시장의 권한이 그만큼 커지고 시의 위상이 높아져 '대우'가 달라지는 것이다.

대도시 시장은 도시재생 및 도시 주거환경 개선 등을 위해 시장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집행할 수 있으며 필요하면 지방공기업도 설립할 수 있다.

전국 대도시는 전국 시장·군수협의회와 별도로 대도시시장협의회를 지난 2003년 창립해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수원, 성남, 고양, 용인, 부천, 안산, 안양, 화성과 전주, 창원, 천안, 청주, 포항, 김해 등 15개 도시가 가입해 대도시 행정의 효율적인 추진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그러나 제주시는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후 자치권 없는 행정시로 격하돼 시장을 도지사가 임명하고 있는 결과, 도지사 및 제주도의 눈치를 보면서 행정을 펼쳐야 하는 현실이기에 내년 대도시가 되더라도 대도시시장협의회 회원 자격이 없다.

이날 정민구 의원(더불어민주당, 삼도1동·삼도2동)은 도의회 행자위 회의에서 "정부는 겉으로 드러난 경제지표 등만을 갖고 특별자치도와 국제자유도시 때문에 제주가 잘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그러나 특별자치도의 한계 많다"고 진단했다.

특히, "제주시의 경우 곧 인구 50만명 도시가 된다. 50만명 넘는 대도시가 제주에 탄생하는 것이다. 어떻게 할 거냐"고 물었다.

   
       왼쪽부터 제주도의회 행자위 소속 정민구 의원, 좌남수 의원, 홍명환 의원
고길림 제주시 부시장은 "이 달중으로 제주시 인구가 50만명을 넘는다. 그러나 외국인을 제외하면 그렇지는 않다. 더불어 3년간 계속 내국인 인구 50만명을 유지해야 50만 도시로 인정을 받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민구 의원은 "중앙 부처는 관심이 없다. 50만명이면 엄청난 인구이고 대단한 도시다. 이런 위상에 맞는 지원 가능한 것이냐"고 질의했다. 

김현민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사실, 현재로선 가능하지 않다"며 "그러나 제주시와 잘 협의해서 방안 찾아가겠다"고 답했다.

정 의원은 "정원, 예산 이런 부분 사실상 특례 불가능하다. 국 하나 마음대로 늘릴 수도 없다. 행정시라서 법인격 없기 때문에 불가능한 것이다. 상징적 조치는 할 수 있지만 실질적으론 불가능하다. 도민들이 이런 사실 알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의원은 "중앙 정부는 특별자치도, 국제자유도시 돼서 제주가 좋아졌다 생각한다. 그러나 피해 보는 도민들도 있다. 안타깝다"고 말했다..

좌남수 의원(더불어민주당, 한경면·추자면)은 "제주시가 금방 50만명 도시 된다고 하는데 설령 100만명 대도시 되면 뭐하나? 제주시 예산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좌 의원은 "제주시의 경우 시민 1인당 예산액은 300만원 정도인데 반해 서귀포시는 500만원 정도 된다. 왜 제주시민 이런 대우 받아야 하느냐"고 호통쳤다.

이에 고길림 제주시 부시장은 " 더 많은 예산 확보 노력하겠다"고 답변했고, 좌남수 의원은 "분발해달라"고 당부했다.

좌남수 의원은 제주시의 예산 중 불용액 및 집행 잔액이 많은 문제도 거론하면서 "행정기관은 어떻게 돈을 많이 쓸까 노력해줘야 한다. 선심도 괜찮다. 공정하게만 쓰면 된다. 주식회사 운영하는 건지 가게 운영하는 건지 헷갈린다. 왜 돈들 안쓰냐"고 질책했다. 

좌 의원은 "예산 최대한 100% 쓸 수 있도록 해달라"며 "행정은 기업이 아니다. 돈 남겨선 안 된다.  다 써줘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홍명환 의원(더불어민주당, 이도2동 갑)은 "제주시와 서귀포시 예산 불균형 문제 있다"고 좌남수 의원을 거들었다.

홍 의원은 "제주시가 너무 커서 발생하는 이러저러한 문제 발생하는 것이라면 제주시 구역을 나누는 방안도 이번 기회에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인구 68만명인 제주특별자치도에 인구 50만명인 행정시, 이건 말이 안 된다"고 거듭 행정시 구역 분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