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주차장 계획에 주민이 항의하자 제주시가 현장에서 설명에 나서고 있다
인구와 차량이 증가하면서 빚어지는 제주도내 갈등 중 최대현안은 '주차대란'이다. 제주시내권은 말할 것도 없을 뿐더러, 시외권 지역도 주차문제로 이웃들과 새로운 갈등이 생겨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최근 일도지구 아파트 주민들을 위해 완충녹지 일부를 깎아내 주차장으로 조성하겠다는 제주시의 계획이 알려지며 '주차 문제' 갈등이 도내로 확산되고 있다.

환경운동 단체는 '완충녹지' 훼손 정책을 문제 삼고 있고, 다른 지역 거주자들은 "특정 아파트만을 위한 혜택이냐"며 "형평성에 어긋나는 일"이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먼저 9일 제주참여환경연대는 <완충녹지 의미를 모르는 막장행정, 어디까지 갈 것인가>라는 제하의 논평을 내고 제주시의 행정력에 고개를 저었다.

참여환경연대에 따르면 제주시는 일도2동 선천지 아파트와 혜성대유 아파트 주민들의 주차장 확보를 위해 완충녹지 일부를 밀어낼 계획을 갖고 있다.

완충녹지란, 수질오염·대기 오염·소음·진동 등 공해의 발생원이 되는 곳과 가스 폭발등 재해가 생겨날 우려가 있는 곳에 주거지와 상업지역 등을 분리시키기 위해 설치한 녹지대를 일컫는다.

현재 대규모 LPG 저장소 외곽에 조성된 일도지구 완충녹지는 만약에 사태에 대비하고, 평소 미세 누출되는 가스를 흡수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제주시는 선천지 아파트와 혜성대유 아파트 주민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노천주차장 조성 공사를 추진 중에 있다.

행정시가 추진하는 공영주차장은 3,585㎡ 규모로 차량 129대 주차를 목표로 한다. 사업비 7억원에 사업기간은 올해 10월29일까지다.

완충녹지인 일도2동 46-2번지 전체 부지면적은 55,286㎡로, 행정시는 지난해 4월10일 '제주특별자치도 도시계획 결정(변경) 및 지형도면 고시'를 통해 주차장 조성이 가능토록 변경했다.

이를 두고 제주참여환경연대는 시대착오적인 행태라고 비판을 가하고 있다.

참여환경연대 관계자는 "주민 숙원사업이란 이유로 녹지에 주차장을 개발하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행위"라며 "같은 이유로 도내 모든 녹지를 주차장으로 조성할 수 있는 일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일도지구 인근 LPG 저장소는 여전히 존재하고, 저장탱크가 집중된 곳에서 주거지는 약 80m 밖에 되지 않는다"며 "최소 100m 이상 확보인 완충녹지 규격도 충족되지 않는데, 없애겠다는 결정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제주시는 즉각 공사를 중단하고, 관련 계획을 철회해야 한다"며 "이번 사건에 대한 처리가 민선 7기 도정의 됨됨이를 판단하는 척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천지 아파트와 혜성대유 아파트 인근 주민들의 민원 사항인 '주차장 조성'을 놓고 도민 여론도 심상치 않다. 주차시설이 협소하지 않은 제주시내권 지역이 어디 있느냐는 지적이다.

제주시 이도동에 거주하는 김모(38. 남)씨는 "우리 아파트도 넉넉하지 않은 주차공간으로 매번 갈등을 빚고 있다"며 "민원을 넣는다면 이곳 주차장도 행정에서 확보해줘야 형평성이 맞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동에 거주하는 이모(37. 남)씨도 "퇴근 후 차를 세울 수 있는 공간을 찾기 위해 동네를 3~4번 돌고 있다"며 "완충녹지를 없애는 마당에 연동 공원도 밀고, 똑같이 주차공간을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제주참여환경연대 역시 주차 공간 '형평성' 부분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참여환경연대 관계자는 "지금 제주에 주차문제가 심각하지 않은 곳이 어디 있느냐"며 "그러면 제주의 모든 곳의 녹지를 주민숙원이라는 이유로 주차장으로 만들 것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한편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지난 6일 <주차장 조성을 위한 도시숲 파괴는 행정편의주의 발상>이라는 제하의 논평을 내고 "도시숲이 사라지는 상황에 놓여도 제주시는 공청회도 없이 제대로 알리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