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제11대 제주도의회 전반기 의장단과 원희룡도지사가 상견례 겸 첫 간담회를 가졌다.
무소속 원희룡 지사가 이끄는 민선7기 제주도정과 민주당이 장악한 제11대 제주도의회가 시험대에 올랐다. 협치라는 지방자치의 새로운 발전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일단 출발은 순조로워 보인다. 지난 5일 11대 도의회 전반기 의장단과 원희룡 지사간 간담회에서 서로 손을 맞잡고 사진 촬영에 임하는 '훈훈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날 첫 간담회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김태석 신임 도의회 의장이 지난 3일 당선 인사를 통해 의회의 인사와 조직권의 독립 필요성을 강조한 다음날(4일), 원희룡 지사가 "의장께서 제기하신 도의회 조직, 인사권에 대해 의회 자율권 확대 차원에서 도의회로의 이양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즉각 화답한 것이 결정적인 작용을 했다.

김태석 신임 의장이 당선 인사를 통해서 "의회의 인사와 조직권의 실질적 독립을 이루어 가겠다. 독립성 없는 의회에서는 생산적인 갈등과 균형 있는 협치는 이루어 낼 수 없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원희룡 지사는 11대 도의회 개원 축사를 통해 김 의장의 제안을 전격 수용한 것이다.

원 지사는 "어떠한 권력과 이념도, 정치적 목적이나 이해관계도 도민 위에 있지 않다"며 "도민 모두의 공통의 가치와 요구를 최우선으로 섬기는 것, 그것이 바로 도지사로서의 본분"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원 지사는 "6․13 지방선거에서 도민들께서는 무소속 도지사와 더불어민주당 다수의 도의회를 선택하셨다. 그 뜻은 정당을 뛰어넘어 초당적 협력과 견제로 제주도정을 이끌라는 것"이라며 도의회와 협치에 적극 나설 뜻을 밝혔다.

   
지난 5일, 제주도의회 의장실에서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과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간담회를 갖고 두 기관간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원 지사는 도의회와 협치 첫 대상으로 '행정시장 인선'을 염두에 두는 모습이다. 인사협치 차원에서 도의회가 추천한 인물을 제주시장과 서귀포시장에 발탁하겠다는 것이다.

원 지사는 지난 4일 도의회 본의장에서 김태석 의장이 제기한 도의회 인사 및 조직권의 독립을 전격 수용하겠다고 밝힌 직후 도청 기자실을 찾아 기자간담회를 갖고 "행정시장 인사권을 도의회와 정당, 도민사회에 넘기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도의회에 행정시장 후보 추천을 제안했다.

원 지사는 "6.13지방선거 직후 도의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의 공식기구를 통해 비공개로 행정시장 등의 인사협치를 제안했다. 그러나 당차원에서 공식적 기구를 통해 추천하는 데 여의치 않은 사정이 있어 현재에 이르렀다"며 "오늘 도의회 원 구성이 마무리돼 11대 도의회가 본격 출범함에 따라 공식적으로 도의회에 같은 취지의 제안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원 지사의 행정시장 후보 추천(인사협치) 제안에 대해 도의회는 그 취지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도의회의 구체적인 판단은 잠시 보류하는 모습이다.

# 김태석 의장, <시사제주>와 전화인터뷰...협치 필요성엔 공감, 관건은 '진정성?'

<시사제주>는 도민사회 큰 관심사로 떠오른 도와 의회의 인사협치 '행정시장 추천'이 과연 이뤄질지 알아보기 위해 9일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과 전화인터뷰를 했다.

김태석 의장은 시사제주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도의회가 행정시장 후보를 추천하는 건 자칫 모순에 빠질 수 있다. 연립정부도 아니고 정확히 (이것 저것)해놓고 추천을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추천한 인사를 우리가 인사청문회 하는 모순, 자가당착에 빠질 수 있다"며 "자가당착에 빠지는 일을 하지 않는게 의회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행정시장 후보를 추천했다고 해서 협치가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는 뜻도 밝혔다.

   
 
그러면서 "어쨌든 원희룡 지사가 시장 추천을 의회에 부탁할 정도로 협치가 필요하다면 진정성 있는 내용물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김 의장은 "원 지사가 (인사협치와 관련한) 구체적인 범위와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다면 의회에서는 운영위원장 중심으로 몇 몇 의원, 그리고 도청에서는 기획조정실장 등 몇 몇 사람이 참여하는 '위원회'를 구성해 가동할 수 있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또한 "시장 추천 뿐만 아니라 도정 정책도 두 기관간 협치가 없으면 어려운 상황에 봉착할 가능성이 있지 않겠느냐"며 "형식적인 정책협의회 운영이 아닌, 실질적인 아젠다를 갖고 구체적인 협력을 해 나가는 실실적인 정책협의회 운영도 필요하다"고 피력하기도 했다.

특별자치와 제주의 발전을 위한 '통 큰 협력' 및 '진정한 협치'의 필요성에 공감을 표시한 것이다.

그러나, 김 의장은 '단순한 협치의 이름'이 아닌 권한과 책임 그리고 구체적 기준의 마련을 통해 '실질적 협치의 제도화'에 더욱 비중을 두는듯한 모습이다.

결국, 원희룡 도정이 보다 더 구체적이고 진일보한 인사협치 방안을 제시하지 않는 한 도의회가 행정시장 후보를 추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각각의 도의원들의 독립성이 강한 도의회 특성 상 특정 인물을 시장 후보로 선정해 추천하는 일이 쉽지 않은데다 도의회가 선정한 제주시장·서귀포시장 후보가 도민들 눈높이에 맞을지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두 명의 시장 모두 의회와 가까운 인사로 채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에 탐은 나지만, 잘못하면 탈이 날 수도 있는 위험 요인도 동시에 내포하는 '민감한 사안'인 셈이다.

도의회의 최종 판단이 주목된다.  

한편,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시장과 서귀포시장 직위에 대한 개방형직위 공개모집을 실시한다고 6일 밝혔다.

제주자치도에 따르면 행정시장은 '제주특별법'에 따라 개방형 모집절차를 거치게 되는데 공개모집 공고 는 오는 17부터 23일까지 5일간 전국 단위에서 응모 원서를 접수 받는다.

임용절차는 원서접수 후 선발시험위원회 심사를 통해 개방형 직위별로 2~3명의 임용후보자를 선발‧통보하면 인사위원회에서 우선순위를 정해 도지사에게 추천하게 된다.

이후 도지사는 추천된 후보자 중에서 행정시장 임용예정자를 지정해 도의회 인사청문을 요청하고, 도의회는 20일 이내 청문을 실시하게 되며 그 결과에 따라 최종 임용여부를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