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문화예술재단이 100억원으로 매입을 추진하는 재밋섬 건물 / 출저 - 다음 거리뷰 갈무리
제주문화예술재단이 원도심에 위치한 '재밋섬' 건물을 약 100억원이라는 돈에 매입 절차를 추진한다.

목적은 명료하다. 현재 제주시 동광로에 위치한 재단 사무실을 원도심으로 이전하고, 8층 건물을 문화예술공간으로 활용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문화예술'과 '원도심 활성화' 명분으로 그동안 원도심에 쏟아부은 천문학적인 사업비와 비례하지 않는 저조한 성과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또 재단측은 막대한 자금으로 새 둥지를 마련할 야심을 세우면서도, 재밋섬 외에는 제2·제3의 다른 장소는 염두에 두지 않았다. 때문에 내면적 의혹도 잇따르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함께 그간 공론화를 단 한 번도 거치지 않았다는 점과 매입에 따라 메가박스 중앙로점이 사라지게 돼 자칫 원도심에 영화관이 전무할 수 있어 문화 향유의 논란거리로 번지고 있다.

14일 (사)제주국제문화교류협회(고영림 회장)는 성명서를 내고 문화예술재단의 행보에 비판을 가했다.

제주국제문화교류협회(이하 문화협회)는 "문화예술재단이 도민 의견수렴 없이 재밋섬 건물 매입을 서두르는 이유를 밝혀야 한다"며 "지방선거로 제주도지사 자리가 공석인 상황에서 매입을 추진하는 속셈이 무엇이냐"고 물음표를 던졌다.

   
 
제주도정에 따르면 제주시 원도심에 위치한 '재밋섬' 건물의 감정가는 약 110억 4000만원으로 문화예술재단은 약 100억원에 매입을 추진한다. 추후 리모델링을 하면 약 120억원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매입 후 동광로에 위치한 문화예술재단은 재밋섬 건물로 이전하게 되며, 현재 사용중인 건물은 매각할 방침이다.

'재밋섬' 건물 매입비는 문화예술재단에 누적된 육성기금으로 이뤄진다. 첫 이전 계획은 2017년 10월쯤 도의회와 기금 활용방안에 대해 논의를 나누며 나왔다고 제주도는 설명했다.

제주문화예술재단은 100억원이 넘는 새 둥지를 튼 후 가칭 '한짓골 제주아트플랫폼'으로 조성한다는 입장이다.

입주 단체는 문화예술재단을 중심으로 제주예총, 제주민예총 등이 함께 들어서게 된다. 여기에 독립예술영화와 공연 연습 공간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

재단 관계자는 <시사제주>와 전화인터뷰에서 "재밋섬 건물을 매입해 맞은편에 있는 '예술공간 이아'와 시너지 효과를 내 원도심에 문화예술이 활성화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재밋섬' 건물외에 다른 후보군으로 언급됐던 건물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재밋섬 외에는 대안을 생각해 보지 않았다"며 사유로는, "공연장을 꾸리기 위한 제반이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연장 등 운영을 위한 제반이 돼 있다는 답변에는 물음표가 따른다. 재단이 어떤 양질의 공연장을 운영할지는 미지수지만 기존 메가박스 영화관을 공연장으로 활용한다고 해도 좌석 말고는 조명, 음향 시설 등 연극·음악 공연을 위한 리모델링이 필요하다.

이 같은 방식이면 다른 건물을 매입 후 공연장 시설 리모델링에 나서면 되려 가격이 더 저렴해 질 수 있다.

한 도내 예술인 관계자는 "제주도 경우는 뮤지컬이나 대형 공연을 열기에는 음향이나 무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시설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공연장 건립 단계부터 전용극장으로 만들지 않는 이상 매입 후 리모델링을 해도 달라질 것은 없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문화예술 공연 등을 언급하면서 전용시설도 아닌 곳을 거액을 들이며 매입하는 것이 현재 제주도 문화예술계의 질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경우"라고 지적했다.

   
 
성명을 내고 제주문화예술재단의 '재밋섬' 매입에 비판을 가한 (사)제주국제문화교류협회도 비슷한 시선을 유지했다.

문화협회 고영림 회장은 <시사제주>와 인터뷰에서 "재단은 '예술공간 이아'와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판단을 하는데, 현재 '이아'는 사람들이 발길을 돌린 곳"이라며 "발길을 돌린 곳에서 어떤 기대를 더 하느냐"고 말했다.

이어 "예술공간 이아는 사실상 특정 예술인들을 위한 활용 공간으로 쓰이고 있는데, 재밋섬 매각 후 들어서는 단체들 역시도 특정인들의 향유를 위한 공간"이라고 주장했다.

고영림 회장의 비판은 계속됐다. 그는 "문화예술재단의 육성기금 170억원 중 재밋섬 건물 매입에만 100억원을 사용하는 것은 월권 행위로, 육성기금은 청년예술인 발굴과 사업지원이 우선이다"고 설명했다.

고 회장은 또 "예전에 구도심이 많이 자리 잡았던 영화관들도 차츰 사라져가며 메가박스 중앙점 하나 남겨놓은 상황에서 이마저 없어지면, 구도심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은 더욱 뜸해진다"고 진단했다.

끝으로 고 회장은 건물 매입을 서두르는 내면적 의혹에 대해서도 말을 던졌다.

고영림 회장은 "100억원이라는 예산으로 매입 결정을 잡았지만, 그동안 단 한번도 공청회나 도민의 의견수렴을 진행하지도 않았다"며 "제주도지사가 공석인 상황에서 매입을 서두르는 속셈이 궁금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주도 도시재생지원센터장이 사직하고 모 후보를 보좌하고 있는 시점에서 문화예술재단이 '원도심 활성화' 명목으로 재밋섬 건물 매입에 앞장서고 있는 저의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재밋섬' 건물 매입을 100억원으로 가닥을 잡아놓은 제주문화예술재단은 15일 오후 3시 '예술공간 이아' 3층에서 처음이자 마지막 주민설명회 개최를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