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지사가 10일 오후 제주도청 앞 단식천막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약속대로 원희룡 제주지사는 단식투쟁 중인 '제2공항 반대위' 천막에 모습을 드러냈고, 반대위는 문전박대 했다.

오늘로 32일째 단식에 접어든 김경배 부위원장과 만남의 거부를 두고 반대위는 "공식적으로 도청 접견실에서 보자"고 말했다.

원 지사의 천막 방문 약속 이행은 언론플레이로 판단된다는 것이 제2공항 반대위의 판단이다.

10일 오후 3시19분 원희룡 제주지사는 제주도청 맞은편에 설치된 '제2공항 반대대책위 농성천막'을 찾았다.

이번 방문은 김경배씨가 단식투쟁 이주째 접어든 지난달 23일에 이은 두 번째 방문이다.

앞서 지난 8일 중국 출장길에 나선 원희룡 지사는 "안동우 정부부지사 등이 단식 진행 중인 김경배씨 건강을 지속적으로 살펴 달라"며 "출장 후 김경배씨를 만나겠다"고 밝힌바 있다.

   
단식 중인 김경배씨를 만나러 왔다가 거부를 당하자 원희룡 제주지사가 난처한 표정을 짓고 있다.
18일 만의 재방문에 반대위는 "오늘 방문을 거절한다. 미리 면담 시간을 잡고 공식적으로 떳떳하게 나오라"고 원희룡 지사에 거부의사를 밝혔다.

원희룡 지사는 "김경배씨가 단식에 나선지 30일이 지나 걱정이 돼 왔다"며 "잠시만 이라도 얼굴을 마주보고 가고 싶다"고 면담을 요청했다.

이에 제2공항 반대위는 "걱정된다면 말하면서, 정작 그동안 지사로써 했던 행동이 떳떳하다고 생각되느냐"며 "오죽하면 (김경배씨가) 극단적인 행동을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계속된 거부에 원 지사는 "그럼 멀리서 얼굴이라도 살펴볼테니 잠시 비켜서 달라"며 김경배씨를 향해 "건강 잘 챙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원희룡 지사의 발언에 김경배씨는 "단지 건강상태를 보러 온 것이면 돌아가라"며 "정식으로 자리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면담 거부를 당한 원희룡 제주지사가 기자들을 대상으로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현재 제주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원회가 원희룡 제주지사에 단식철회 등을 전제로 요구하는 사항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최근 김경배씨의 네 번의 면담 요청을 제주도정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했기에 원희룡 지사가 공식적으로 면담장소를 도청으로 잡아달라는 것이다.

두 번째는 제2공항 사업에 대한 전면 재검토로, 국토부에 '사업절차 재검증을 원한다'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전송하라는 입장이다.

이날 반대위측의 문전박대로 발길을 돌린 원희룡 제주지사는 "(오늘) 중국출장에서 돌아와 강우일 주교를 만났다"며 "'김경배씨도 만남을 원하고 있다'는 내용을 강 주교에게 듣고, 권유도 받는 등 여러 이유로 왔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이어 "단식을 진행한지 30일이 넘어 상당히 위험할 수 있는 상태에 왔다"며 "극단적인 단식이라는 상황에서 (얼굴을 맞대고) 여러가지 논의를 해야하는데, 그런 말을 하고 싶었다"고 만남 불발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