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 11월10일 국토교통부가 제주 제2공항 입지예정지를 서귀포시 신산리 일대로 발표한 지 오늘(10일)로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당시 발표를 두고 도민사회에서는 유력한 후보지로 대정읍 신도리를 거론하고 있었기에 '의외'라는 평이 나왔다.

또 <제주공항 확충 사전 타당성 검토 용역>이라는 명분을 내걸고 입지 선정에 신중을 기울였다는 국토부의 주장이 무색할 정도로, 공식 발표된 사업부지 '신산리'는 오보로 판명났다.

결국 국토부는 곧바로 제2공항 사업 예정지를 서귀포시 온평리, 난산리, 수산리, 고성리 등 5개 지역 모두 포함시켜 정정 발표했다.

첫 시작부터 삐걱거린 '제주 제2공항' 사업은 "주민 동의 없이 허술하게 일방적으로 추진됐다"는 목소리 아래 지금껏 갈등이 이어오고 있다.

2년 간 지속된 갈등의 형태는 최근 들어 변화했다. "전면 재검토" 목소리를 내던 주민들은 점차 세력을 확장, 행동으로 나서고 있다.

실제로 성산읍 반대위 김경배 부위원장은 32일째 제주도청 앞 천막에서 단식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또 하나, 더 큰 문제는 제주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원회(이하 제2공항 반대위)가 제주도정과는 '대화하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2년 간 주민들의 요구사항에도 제주도는 묵묵부답 혹은 방관했다는 것이 제2공항 반대위의 판단이다. 이들은 제2공항 사업 발주처인 국토교통부와 직접 전면전을 치르겠다는 심산이다.

제2공항 반대위측의 요구 사항은 어찌보면 간결하다. 사업추진에 앞서 용역 절차가 못마땅하니 검증위원회를 구성, 재검토를 통해 의구심을 털고 가자는 것이다.

하지만 국토부와 제주도 입장에서는 '제주 제2공항 사업 절차 재검증' 이라는 과정이 부담스러운지, 확실한 답변을 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지난 8일 국토교통부는 <제주 제2공항 입지타당성 재조사 및 기본계획수립 용역>을 통해 타당성 재조사를 진행, 관련 사항은 용역 과업지시서에 포함하는 방안을 반대위에 제의했다.

이 문제는 '기본계획수립' 전 '사전타당성 재조사'를 원하는 제2공항 반대위와 '동시 진행'의 투 트랙(Two-Track) 입장을 보이는 국토부 측의 세부적 표현 방식과 해석의 차이로 새로운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2년 전 국토부의 공항예정부지 발표 후 제주도정은 발빠르게 움직였다. 이튿날 '제주도 공항확충지원 종합대책본부' 현판식을 진행, 원희룡 지사는 '에어시티' 계획을 거론한다.

2015년 11월12일 박근혜 정권 시절 청와대를 찾은 원 지사에 이병기 비서실장은 "대통령이 제주공항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조속하고 안전한 건설을 위해 최대한 뒷받침 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공항 예정부지에 선정된 마을들은 충분한 대화 없이 사업을 추진하는 도정의 행보에 '공항 건설 반대' 현수막을 잇따라 내걸고, 반대대책위원회를 구성하며 제주도정과 벽을 쌓기 시작했다.

같은 해 12월3일 공항 예정부지 마을 중 온평리 마을은 처음으로 주민 193명의 서명이 담긴 '제주 제2공항 이의제기 신청서'를 제주도에 전달했다. 골자는 '사전 동의 없이 행해진 제2공항을 동의 할 수 없다'는 내용이다.

제주도정과 사업 예정지 마을 주민들의 갈등은 12월14일 증폭됐다. 수산1리 마을이 공항 용역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하자, 제주도는 해결책으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천명했기 때문이다.

이에 지역주민들은 "일방적으로 부지선정을 발표한 도정이 법적대응을 운운한다"고 분노를 표하며, 촛불집회를 열기 시작했다.

   
 
   
 
2016년 1월7일, 제주도정과 제2공항 반대위의 갈등은 폭발한다. 몸싸움과 고성이 오갔고, 경찰까지 투입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바로 성산국민체육센터 1층에서 진행된 <제주공항 인프라확충 용역보고서 설명회> 때문이다.

절차적 정당성 등을 이유로 원희룡 제주지사와 국토부 관계자 등이 참석한 설명회는, 주민들의 강한 반발에도 강행돼 양측의 '충돌'로 이어졌다.

체육센터를 점거한 주민들의 단체행동 돌입에 설명회는 1차 파행됐다. 장소를 성산읍사무소로 긴급 변경한 제주도정은 설명회 강행에 나섰지만 이 역시 강한 반발로 2차 파행 사태가 발생했다.

양측 모두 물러섬이 없던 설명회는 결국 제주도청으로 3번째 자리를 옮기서야 진행됐다. 물론 도청에서 졸속 진행된 설명회는 당사지인 주민은 배제됐고, 기자들만 참석했다.

제2공항 반대위가 2년 간 제기한 의혹들은 한결 같다. 그때마다 국토부와 제주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정했지만, '전면 재검토' 요청에는 현재도 나서지 않고 있다.

반대위가 제기하고 있는 의문점은 ▲용역 과업의 범위를 뛰어 넘은 입지 선정 ▲기존공항 확장안과 제2공항 객관적 비교 검토 실패 ▲용역진의 공항 예정부지 동굴 조사 미착수 ▲정석비행장 안개일수 ▲소음피해 지역 보상 왜곡 ▲주민수용성 부분 등이다.

   
 
2016년 12월1일. 이번에는 기획재정부가 제2공항 반대위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제2공항 사업 예타 결과를 '적격'으로 발표했기 때문이다.

'사업 적격'을 두고 기재부는 "전문가들의 단계별 평가를 거쳐 제주 제2공항을 건설하는 것으로 결정했다"며 "B/C 1.23, AHP 0.664로 타당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제2공항 도민행동 관계자는 "경제성 분석인 B/C 수치 1.23을 가지고 사업 타당성을 단정내리는 것은 문제"라며 "단지 수치만 놓고 정책사업을 추진하면 (주민들과) 엄청난 갈등이 양산될 수 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올해 3월 들어서는 제2공항에 또다른 의혹이 추가됐다. 시작은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국회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로, 공군기지가 제주 제2공항에 들어선다는 것이다.

해당 자료를 살펴보면 제주공군기지의 공식 명칭은 '남부탐색구조부대'로 총사업비는 2950억원이다. 사업기간은 2021년~2025년까지로 2018년 본격 연구용역이 실시된다는 내용이다.

이같은 내용에 제주도는 들썩였고, 도정은 "제주 제2공항은 순수 민간공항"이라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공군기지 논란은 3월9일 '딘 헤스 대령 공적기념비 제막행사'를 위해 3월9일 제주항공우주박물관을 찾은 공군 관계자의 발언으로 인해 기름을 부은 격이 돼 버렸다.

제막행사에 참석한 공군측은 "제주 제2공항을 염두에 두고, 남부탐색구조부대 사업기간을 정했다"면서도 "향후 제주도민과 국토부, 기획재정부, 국방부 등과 공감대 형성을 거치겠다"는 소견을 내세웠다.

제주도는 재차 "순수 민간공항"이라고 선을 분명히 그으며 거듭 진화에 나섰다.

   
 
논란과 해명이 오가는 사이에 제주 제2공항 추진 사업은 예정 계획보다 더디게 진행됐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제2공항 사업기간은 2018년~2025년까지로 ▲2017년 기본계획 발표 ▲2018~19년 기본 및 실시설계 ▲2020년 용지보상 착수 및 착공 ▲2021~24년 공사 시행 ▲2025년 종합시운전 등의 일정이다.

예정대로라면 곧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용역'이 발주돼야 하는데, 제2공항 반대위와 국토부-제주도 간에 거리감을 좁히지 못해 난항을 겪고 있다.

최근에 '11월 기본계획 발주설'이 떠돌기도 했지만, 도정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에 나서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어떻게 흘러갈지 주목된다.

그리고 제주 제2공항 예정부지 발표 2주년을 맞는 오늘(10일), 제주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원회는 보도자료를 내고 "끝까지 싸워나가겠다"는 입장을 재천명했다.

반대대책위는 "2015년 11월 10일 국토교통부는 주민의견 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제주 제2공항입지를 성산지구로 발표했다"며 "그동안 우리는 절차적 정당성과 부실용역, 공군기지 가능성까지 줄기차게 투쟁을 이어왔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에는 제주도청 앞에서 천막농성 및 김경배 부위원장의 단식농성이 시작됐고, 오늘로 32일째를 맞는다"며 "국토부는 적폐정권에 의해 일방적으로 추진되려던 제2공항 문제를 공정한 방식으로 털고 가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

그러면서 "만약 현 문재인 정권에서도 일방적으로 추진된다면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제주 제2공항은 약 150만평 부지에 연 2500만명 수용 목표로 활주로 1본(3200m×60m), 계류장 및 터미널(국내선 9만2400㎡, 국제선 7만㎡) 등을 건설하는 사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