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2번째로 추진되는 '제주 국가 정원' 설립계획에 대해 지역주민과의 상생과 제주다운 특색이 없는 속빈 강정이라는 날선 비판이 제기됐다.

11일 오후 제주도청 제2청사 회의실에서 '국가 정원 기본계획 및 타당성 용역 조사' 중간보고회가 열렸다.

먼저 제주연구원 용역추진 자문단은 중간보고회 발표를 통해 제주 국가정원 계획의 개요와 배경, 목적을 설명하고 미국과 영국 등의 국가정원 해외사례를 소개했다.

용역진은 2개의 기본구상안을 제시했는데, 첫번째로 '한국 제1의 대나무 테마정원으로서 국가정원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글로벌한 시각에 맞춰 국내 유일의 대나무 테마정원을 조성하는 방안을 제안하면서 중국과 일본의 대나무 정원, 대나무 공예작품 전시원 등을 제시했다. 특히 용인에버랜드에서 한쌍을 15년간 임대해 팬더곰랜드를 설치하는 계획안을 내놓았다.

두번째 구상안으로는 '제주테마정원으로서 국가정원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기존자원의 다양성과 오름, 숲, 평탄초원 등을 활용한 테마공원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안이다.

그러나 이같은 방안에 대해서 이어진 자유토론시간에 제주다운 특색이 없는 놀이공원이 아닌가 의심스럽다는 따가운 비판이 쏟아졌다.

서귀포시청 현승철 공원녹지과장은 "제주연구원에서 2가지 대안을 제시했는데 국가정원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이 두가지 대안은 놀이공원이라는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현 과장은 "대상지역인 물영아리 습지 일대는 많게는 연간 강수량이 4000mm에 이르는 지역으로 궂은 날씨에 대한 연못 등 수원확보 방향과 빗물 이용 활용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수망리 주민들과의 상생에 대해서도 "주민들이 생활터전으로 이용하는 목장지대가 12%나 된다. 주민들과 같이 참여할 수 있고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방안을 미리 내놓아야 할 게 아니냐"는 의견을 제시했다.

제주대 관광개발학과 이진희 교수도 현 과장의 말에 공감을 표하면서 "독특한 자원인데, 제주 스럽지 못한 대안을 내놓았다. 이곳 부지가 있는 자연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매치가 되는 부분 등에 좀 더 많은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망리 마을 주민들도 이번 국가정원 설립계획이 기본적인 구상을 갖고 용역을 실시했는지 모르겠다며 반감을 표했다.

현민철 수망리 이장은 "정말이지 이런 엉터리 같은 용역으로 주민들이 일궈온 지역을 정원으로 꾸민다니 실망"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처음부터 기본계획을 다시 수립한 뒤 마을 주민설명회를 가져 충분한 공감을 사야 한다"면서 "이곳 물영아리 일대 지역은 우리가 1926년 목장설립을 국가에서 허락받고 100여년간 임대료를 내고 생계수단으로 이용해왔던 곳이다. 그런데 오늘 발표는 기본적인 구상도 없는 계획안이다. 주민들과 상생할 수 있는 기본적인 생각을 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제주도를 향해서는 "처음부터 다시 용역을 설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수망리의 한 주민은 "전체적인 얘기가 정원인지 공원인지 헷갈린다"면서 "국제 정원다운 테마가 이뤄졌으면 좋겠다. 대나무는 제주도와 어울리지 않는 대안이다. 수망리 다운 제주도 스러운 대안을 제시해야 주민들 또한 공감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밖에도 유네스코 보전 지역인 이 곳 일대의 환경훼손을 최소화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