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왼쪽부터 안창남 의원, 원희룡 지사, 고태민 의원
제주도의원 선거구 획정작업이 최악의 상황을 맞아 내년 지방선거가 과연 정상적으로 치러질 수 있을까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제주도의회에서 서로 네 탓만 하지 말고 함께 힘을 모아 난국을 타개하자는 목소리가 잇따라 나왔다.

13일 오후 제주도의회 제354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안창남 의원과 바른정당 고태민 의원이 연이어 '정책질의' 및 '5분 자유발언'을 신청해 도의원 선거구 획정 문제를 거론하고 그 대안으로 선거구획정위 정상화와 제주특별법 개정을 통한 도의원 정수 2명 증원 동시 추진 방안을 제시했다. 

먼저, 안창남 의원(삼양·봉개·아라동)은 원희룡 지사를 상대로 정책질의를 통해 "현행 도의원 선거구는 위헌이 확실하다. 인구가 증가해 헌법재판소가 제시하고 있는 표의 등가성이 지켜질 수 없기 때문"이라며 "이대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우리 지역구 선거는 보이콧 할 수 밖에 없다"고 으름장을 놨다.

실제, 안 의원 지역구인 삼양·봉개·아라동은 인구가 5만명을 넘어 반드시 선거구 분구가 필요한 곳이다.

안 의원은 "도지사 의지가 확고하지 않아 지금까지 흘러왔다"며 앞으로 로드맵이 뭐냐고 다그쳤다.

이에 원희룡 지사는 "그동안 많은 우여곡절 있었다. 최선을 다했지만 안 됐다. 그래서 선거구획정위가 도외시 된 것에 사과 드린 것이다. 어쨌든 선거구획정위가 재가동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원 지사는 "정부입법을 통해 선거구획정위가 권고한 '도의원 정수 2명 증원' 위한 제주특별법 개정을 타진해봤으나 정부 관계자들은 다른 지역에 없는 교육의원이 있는데 이 부분부터 먼저 따져보자 해서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했다"며 "그래서 제주 국회의원들과 의원입법 방안을 수 차례 협의한 것이고 결국 잘 안돼 오늘에 이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원 지사는 "사실, 도지사에게는 획정위 위원 추천권도 없다. 형식적으로 위촉할 수 있는 통로일 뿐이다. 도지사는 획정위 인선이나 논의 내용에 관여 못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예정된 정치 일정대로 획정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선거구 획정위와 다시 진지하게 의논하고 협조를 구해서 빠른 시일내 정상적 업무가 개시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안 의원은 "이제 정부입법은 사실상 어렵게 됐지만 의원입법 가능성은 남아있다고 본다"며 원 지사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고 원 지사는 "국회의원들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에 안 의원은 "그렇지 않다. 도지사가 적극 주체적으로 나서서 도의원 증원 필요하다는 것을 국회의원들에게  협조요청해야 한다. 강창일 의원도 지사가 증원 꼭 필요한 사항이라고 판단해서 국회에 이를 올려주면 의원입법이 가능할 수 있다고 전화로 내게 말했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그러면서 "지사 얘기하는 건 서로 책임을 미루는 것 밖에 안 된다. 이대로 흘러가면 내년 지방선거 치를 수 없다. 어쨌든 빨리 선거구획정위부터 가동해서 합헌의 범위내에서 선거가 치러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저도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고태민 의원(애월읍)은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선거구 획정 문제와 관련해 서로 네 탓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며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고 의원은 "법적 책임 주체는 획정위"라면서도 "그런데 의원 정수 늘리지 못하면 농촌 선거구 줄이는 잘못된 방향으로 갈 우려가 있다. 이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 따라서, 제주특별법 개정해서 의원 정수 늘리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회가 의원 정수 증원을 위한 제주특별법 개정을 안 받아줄 것이라 지레 짐작 하고 앉아있으면 안된다. 국회의원, 도지사 탓만 하지 말고 도의회가 적극 나서서 방안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 의원은 "제도개선을 위한 제주특별법 개정안이 정부에서 국회에 곧 제출될 계획이기 때문에 (특별법 개정안에 도의원 정수 증원이 포함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중앙당 설득에 함께 나서자"고 호소했다.

고 의원은 특별법 개정을 통한 도의원 정수 증원 추진과 함께 획정위 재가동을 통해서 선거구 재획정 작업을 병행 추진하는 '투 트랙' 전략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