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반대 성산읍대책위원회'(이하 제2공항 반대위)가 제2공항 추진을 막기 위한 법적대응 카드를 재차 꺼내들었다.

이들 목소리의 근원은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진 제주 제2공항 용역보고서다. 마치 애초에 성산읍을 염두에 둔 것처럼 후보지별 분석이 담긴 보고서가 조작 혹은 잘못됐다는 의혹이기도 하다.

10일 오전 10시 제2공항 반대위는 민주노총제주본부 대강당에서 <제주 제2공항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제하의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사업추진에 대한 의문을 던졌다.

이 자리에서 강원보 위원장은 "제주 제2공항 용역보고서는 대한민국 역사에 치욕을 남길 수 있는 최악의 부실용역"이라며 "제2공항 입지 선정 결과가 전면 재검토되지 않는다면 강정해군기지 이상의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오늘은 제주 제2공항 용역에 대한 중대한 오류가 추가로 밝혀져 알리는 자리"라며 "제주도정의 일방적인 행태와 새로 발견된 오류 등을 형사고발 절차에 나서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강원보 위원장에 이어 발언권을 넘겨받은 오신범 대책위 홍보차장은 제주 제2공항 용역보고서 결과를 바탕으로 잘못된 용역의 문제점을 하나하나 지적했다.

오신범 차장이 언급한 용역보고서는 지난 2015년 12월 한국항공대학교 황재혁 산학협력단장 등이 국토교통부에 제출한 <제주공항 인프라확충 사전 타당성 검토연구>다.

그가 지적한 사안은 크게 ①제2공항 후보지 미스터리한 '신도' 지역 수치 ②엉터리 정석비행장 데이터 수치다.

또 세부적으로는 ▷예비 타당성 분석  ▷사업지역 근접한 천연 동굴 ▷하도 철새 도래지 ▷수산봉 등 오름 절취 ▷제2공항 수혜지역인 '청초밭영농조합법인' ▷조상 묘지 이전 ▷제주 제2공항 공군기지 건설 등이다.

   
성산읍반대대책위는 밭이 많이 분포돼 있는 신도-1리에 어떻게 건축물면적이 8만평이 나오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성산읍반대대책위가 주장하는 엉터리 용역보고서 일부분, 해당 소음등고선도는 신도-2라고 됐는데 이들은 "실제로 해당 등고선도는 신도-1리"라고 주장했다.
#. 제2공항 후보지 미스터리한 '신도'

국토교통부는 제주 제2공항 후보지 선정을 위해 도내 총 31곳의 마을을 순위권에 올려놓고 분석 결과를 통해 최종적으로 현재 성산읍 지역을 선정했다.

이날 오신범 차장이 첫 번째로 의문을 제기한 부분은 도내 31개 마을 중 '신도' 지역이다.

우선 국토부가 발표한 <제주공항 인프라확충 사전 타당성 검토연구>를 살펴보면 신도-1 지역은 '1단계 후보지 소음평가'결과 9등급으로 탈락됐다.

건축물 면적 수치는 27만3000㎡로 조사됐는데 이를 두고 오신범 차장은 "밭들이 많이 분포돼 있는 신도지역이 과연 8만평이나 되는 건축물이 있는지 의문"이라는 소견을 내세웠다.

또 기사 상단에 올린 사진과 같이 국토부가 신도-2의 지역으로 제시한 '소음등고선도'는 사실 신도-1 지역으로, 이는 용역의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의도적인 바꿔치기라는 주장이다. 해당 주장에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국책사업에 이 같은 실수는 납득할 수 없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안호영 의원이 정석비행장 안개 데이터 수치가 잘못됐다고 주장하며 내세운 근거자료
#. 엉터리 정석비행장 데이터 수치

사실 용역보고서에 올라있는 정석비행장의 잘못된 안개 데이터 수치는 이미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전북 완주·진안·무주·장수)이 제기했었던 내용이기도 하다.

용역진은 중산간 지역에 위치한 정석비행장이 안개로 인해 운행하지 못하는 일 수를 33일로 제시하며 후보지에서 배제했다.

참고로 용역진이 밝힌 제주도내 안개일 수는 제주권 16일, 고산권 28일, 서귀포권 23일, 성산권 12일이다.

하지만 안호영 의원이 제시한 자료를 보면 33일의 근거는 착륙최저치미만 점유율 9.0%를 1년 365일에 곱한 수치로 책정했다.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국회의원
이를 두고 안호영 의원은 "안개일수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해무로, 중산간 지역에 위치한 정석비행장의 연간 33일 안개일수는 기상학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정석비행장 데이터 수치는 단순 안개만 아닌 비, 눈, 바람 등 기상 이변 등을 모두 포함시켜서 산정했다"고 잘못된 용역임을 언급한바 있다.

10일 기자회견장에서 안호영 의원이 제기했던 의문점을 그대로 인용한 오신범 차장은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 국책사업에 국토교통부가 허술하게 조사를 진행했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사업전면 재검토를 주장했다.

계속해서 강원보 위원장은 "용역을 담당한 용역진과 국토부 관리에 대해 관련 내용들을 정리해 추가적으로 사기, 위계에 위한 형사고발을 진행하겠다"며 "국회도 나서서 국토부 용역진에 대해 국감에서 위증한 내용으로 고발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희룡 도정은 '피해주민과 국토부간 협의를 통해 제주 제2공항 예산을 집행하라'는 국회의 명령을 무시한 채 주민의견 없는 일방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우리는 국회의 명령을 무시한 폭거행정에 대해 고발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