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적인 양심의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 20대 남성 2명에게 법원이 잇따라 무죄를 선고했다.

제주지방법원 형사3단독 신재환 판사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소 모씨(21·제주시·회사원)와  김 모씨(21·제주시·일용직 노동)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14일 법원에 따르면 소씨와 김씨는 여호와의 증인 신도로서, 제주지방병무청으로부터 지난 2016년 12월12일 충남 논산시에 있는 육군훈련소에 입영하라는 입영 통지서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일로부터 3일이 경과하도록 입영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피고인들의 종교적 양심을 이유로 한 병역거부가 병역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입영거부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즉, 양심의 자유와 국방의 의무라는 서로 양보할 수 없는 헌법적 가치가 상호 충돌하고 있는 이번 사건의 성격과 함께 위법성여부를 어떻게 해석·판단하느냐 하는 문제다.

대법원 판례(2004년 7월15일)는 '정당한 사유'를 질병 등 병역의무 불이행자의 책임으로 돌릴 수 없는 사유에 한하는 것으로 해석하면서,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양심의 자유가 국가의 안전보장을 위한 병역의무라는 헌법적 법익보다 우월한 가치라고는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제주지법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피고인들이 종교적 양심에 따라 집총병역의무를 이행할 수 없으니 대체복무제도 등 대안을 마련해달라는 것임에도, 국가에서 그 대안에 대한 진지한 노력 없이 양심적 자유를 형사처벌이라는 가장 강력한 수단으로 제한하는 것은 양심의 자유의 본질적인 내용을 과다하게 침해하는 요소가 있다"며 "'정당한 사유'에는 양심적 병역거부를 포함시킨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한 "국제적으로 양심적 병역거부권이 기본적인 인권으로 인정되며 대체복무제가 많은 국가에서 채택되고 있고, 국내 법원에서는 대법원의 확고한 유죄 판례에도 불구하고 하급심에서 유무죄가 엇갈린 판결들이 계속 나와서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며 "이러한 경우, 형사재판을 하는 법관은 자신의 판단 과정에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는 지와 함께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법언을 다시 한 번 가슴에 새길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