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의 기내용 먹는 샘물 '퓨어워터' 지하수 증설 요청과 관련해 지난 20일 제주도 지하수관리위원회가 5시간 가량의 회의 끝에 "정확한 수요량 예측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보류했다.

도 지하수관리위원회의 '보류' 결정에 시민사회단체는 "증산 가능성 불씨를 남겨뒀다"며 "증산 시도를 막을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부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21일 제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이하 제주연대회의)는 논평을 통해 "도민의 유일한 식수원 지하수를 거래수단으로 활용한 것에 대해 경고하고 불허하기는 커녕 유보결정을 내렸다"며 "이는 가능성의 불씨를 살려둔 셈으로, '공익성' 이라는 지하수 관리정책의 대전제는 무너질 위기에 놓여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한진그룹이 내놓은 증산요구 논리는 '자사의 항공수요 충족과 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함'"이라며 "그만큼 급하다면 제주 삼다수를 사용하면 손쉽게 해결할 수 있으나 한진은 자사 생산만 고집하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연대회의는 또 "지하수 증산 논란의 핵심은 하루 50톤 등 양의 문제가 아니"라며 "제주특별법에 언급된 '지하수 공수화 원칙'은 공기업이 아닌 사기업의 이윤 수단으로 지하수를 이용할 수 없게 됐다"고 원칙을 내세웠다.

계속해서 연대회의는 증산 여부를 둔 지하수관리위원회의 호의적 행보에 제주도의 입김이 작용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에 따르면 지하수관리위원회는 지난해 5월에 한진의 증산요구에는 단호히 거절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심의위원들이 대거 교체되는 과정에서 지하수 증산 시선이 찬성쪽으로 기울었다.

이 급변된 분위기를 두고 제주연대회의는 제주도정이 한진그룹의 증산요구를 들어주기 위해 심의위원들을 골라 위촉했다고 의문을 강하게 제기했다. 결국 급변한 증산에 대해 급변한 호의는 제주도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 결과라고 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두고 연대회의는 "대기업의 편에 서려는 지하수관리위원회의 행태는 중단돼야 한다"며 "제주도 역시 한진그룹의 반복되는 증산 시도를 막을 강력한 제도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주도의회 또한 지하수 공수화 정책 파기행위를 방관하지 말고, 민의의 파수꾼 역할을 다해 주길 바란다"며 "부디 도민의 민의를 역행해 화를 자초하지 말아 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