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최근 공개한 도남동 시민복지타운 공공주택 건설 방안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도남동 주민 상당수가 불참한 '반쪽' 설명회라는 오명이 남게됐지만, 많은 참석자들이 사업 취지를 공감하며 조속한 추진을 촉구하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17일 오후 제주상공회의소에서 <시민복지타운 내 시청사 부지 활용계획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설명회는 제주도가 지난 15일 언론에 발표한 700세대 규모의 행복주택 '청년이 웃는 도남 해피타운' 추진 계획을 전달하기 위한 것이다.

  설명회는 행정의 일방통행식 정책 발표라며 도남동 주민들이 불참을 선언한 가운데, 일부 토지주와 관계자 등 50여명 만이 자리를 채워 썰렁하게 출발하는 듯 했다.

  연구용역을 수행한 제주발전연구원 이성용 박사의 활용계획이 끝나고 이어진 토론에서 참석자들은 대체로 행복주택 건설 계획에 찬성하는 입장을 보였다.

  임대주택 건설이 주변 부동산 가격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정수연 제주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다른 지역의 경우에도 행복주택이 건설된 인근 지역은 상권이 활성화된다"며 "인구의 추가 유입으로 소비 수요가 발생하고 장기적으로는 주변 지역의 안정적인 자산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행정의 공론화 과정이 문제였을 뿐, 행복주택 사업의 취지는 인정해야 한다는 발언도 나왔다. 송종철 제주주거복지포럼 이사장은 "그동안 부지 활용 방안에 대해 많은 토론도 개최되고 논의도 이뤄졌지만, 도민 사회에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다"며 "행정이 적절하게 대응했더라면 현재와 같은 논란이 이어졌겠느냐"고 꼬집었다.

  도남 해피타운 조성은 어디까지나 제주의 미래세대를 위한 투자인만큼 지역사회가 통 큰 이해로 화답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용규 제주대학교 건축학부 교수는 "해피타운은 비축토지로서의 공공성을 확보하면서 시대가 해결해야 하는 청년들의 주거복지 요구를 앞으로 50년 동안 담보할 수 있는 곳"이라며 "다만 원룸을 지어 한 곳에 몰아넣는다는 생각보다는 공유주택 등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할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제언했다.

  행복주택 건설이 최선의 대안은 아니지만 15년을 비워둔 만큼 기본적으로 찬성한다는 입장도 제시됐다. 강두진 시민복지타운 토지주 협의회장은 "1차적 이해당사자인 토지주들은 행복주택 입주를 찬성하고 환영한다.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시청 이전은 현실성이 전혀 없다"며 "미래세대를 위해 부지를 고스란히 남겨야 한다는 주장은 토지주들의 불이익만 강요하는 공허한 말"이라고 일축했다.

   
 

  해피타운 건설을 반대하는 목소리는 뜻 밖에도 시민단체 관계자의 입에서 나왔다. 양시경 제주경실련 공익센터장은 시민복지타운 활용 문제는 단지 인근 토지주나 주민만의 문제가 아님을 전제하며 입을 열었다.

  양 센터장은 "제주시청 인근과 제주시 건입동 옛 해경 청사 부근에 각각 4백호와 7백호 건설이 가능한 국공유지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는데 왜 도남의 시민복지타운만 고집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자신을 사업가로 소개하며 "저보고 하라면 멋지게 할 자신이 있다"며 "시민복지타운은 제주시내 마지막 남은 노른자위 땅으로 디자인 센터 등이 들어서면 사람이 모이고 상권이 살고 돈이 모인다. 내가 토지주였다면 절대 반대했을 것이다. 사람들이 모여야 돈이 생기는데 행복주택은 잠자는 곳에 불과하다"고 상업적인 활용에 방점을 찍었다.

  벌집을 쑤신 듯 양 센터장의 발언이 끝나기 무섭게 이를 반박하는 목소리가 잇따라 터져나왔다.

  송종철 이사장은 "양 센터장은 도민의 이익이 아닌 사업자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 같다"며 "경제정의를 대변하는 단체 관계자의 발언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괴리가 떨어져 있다"고 돌직구를 던졌다.

  정수연 교수 역시 "소통하지 않고 밀어붙이는 사업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행복주택은 타당한 사업이 맞다"며 "사회적 약자를 돕기 위한 정부의 마지막 행복주택 사업을 놓치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 묻고 싶다. 전국의 경실련 단체에서 제주경실련의 이러한 태도를 알고 있는 지 궁금하다"고 양 센터장을 비판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오는 28일까지 도민의견을 접수한 후 전문가 토론과 경관 및 도시계획 심의를 거쳐 행복주택 사업 추진을 최종 확정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