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지사에 이어 새누리당 소속 제주도의원 13명이 전격 탈당을 선언했다. 탈당 도의원들은 "중앙당으로부터 독자성을 지닌 정당모델을 만들겠다"며 "지역의 문제를 다루는 정치는 이제 도의원이 주도하겠다"고 선언했다.

  새누리당 소속 도의원 13명은 12일 오후 2시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은 탈당 사실을 알렸다.

  새누리당 도의원 18명 가운데 비례대표 4명과 김천문 의원을 제외한 13명 가운데 개인 일정으로 빠진 이경용 의원을 제외하고 12명이 회견에 참석했다. 지난 4일 원 지사의 탈당 기자회견 후 8일 만인데, 공교롭게도 이날은 유력 대권주자이기도 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입국일이기도 하다.

  기자회견문을 대표로 낭독한 강연호 원내대표는 "오늘 우리는 오랫동안 동고동락하며 몸담아왔던 당에서 나와 제주에서 새로운 정당정치의 질서를 만들어가고자 한다"며 "도민과 함께 호흡하고 당원의 뜻이 반영되는 민주적인 정당정치의 모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탈당을 앞두고 많은 번뇌와 고민을 거듭하며 무기력감을 느껴야 했다고 밝힌 의원들은 "당은 이미 희망을 잃어버려 도민과 국민들로부터 버림받았다"며 "도민들에게 받은 지지와 사랑을 배신한 결과를 초래해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신당인 '바른정당' 합류를 진작부터 예고했던 의원들은 "반성과 용서의 뜻을 담아 다시 용기를 내 제주에서 새로운 정치를 시작하겠다는 다짐을 한다"며 "중앙당으로부터 독자성을 지닌 정당모델을 만들어 지역 현안에 적극 대응하고 건강한 미래를 설계하는데 집중하는 지역 정치의 모범을 제주에서 만들겠다"고 힘줘 말했다.

  지역 정치를 외면한 중앙당 중심의 비민주적 의사결정 구조와 패권주의를 걸림돌로 제시한 이들은 "지역의 문제를 다루는 정치는 이제 제주도의원이 주도하는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며 "대한민국 정당정치 사상 국회의원이 아닌 지역 도의원이 중심이 되는 정치 실현은 제주가 처음일 것"이라고 소개했다.

  의원들은 끝으로 "제주에 대한 사랑과 발전에 대한 도민 의지를 제대로 모아 중앙정치에 예속된 무기력한 지역 정치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겠다"며 "제주 공통의 문제에 대해서는 진영논리를 넘어 초당적으로 협력하고 연대하는 정치문화를 만들어내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강연호 도의원

  도의원들이 주도하는 지역 정치가 어떤 의미냐 묻는 질문에 대해 강 원내대표는 "새누리당 제주도당처럼 지역 국회의원이 없는 상황에서는 지역 실정을 가장 잘 아는 도의원들이 중심이 되어 당을 이끌어 나가보다는 취지"라며 "도당위원장이나 당협위원장 등을 도의원들이 맡는 방향으로 체제를 개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새누리당에 남은 동료의원들과의 관계 설정에 대해서도 "서로간의 입장이 상당히 곤란한 것이 사실"이라며 "떠나는 우리나 남은 분들이나 개인의 사사로운 감정에 의한 것이 아닌 만큼 그분들이 충분히 이해해주리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의장 출신인 만큼 탈당에 따른 정치적 이해득실이 없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상반기 의장을 지낸 구성지 의원은 "새누리당이 잘 지속됐다면 안 나오는 것이 틀림 없었는데 새로운 정당으로 몸을 옮기면 생각 또한 달라질 것"이라고 향후 거취에 대해 미묘한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신관홍 의장은 앞으로 의원들의 활동을 잘 지켜봐달라며 도민 사회의 적극적인 지지와 성원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