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과 소통, 전문성을 강조하는 민선 6기 원희룡 제주도정의 인사 방침이 구호만 요란한 껍데기라는 혹평이다. 기획조정실과 총무과 등 이른바 실세부서의 승진 독식이 여전한 가운데, 일부 현장 부서의 승진은 이에 훨씬 미치지 못하며 공직사회의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11일 2017년도 상반기 인사발령 사항을 예고하며 모두 100명의 승인인사 명단을 발표했다.

  이번 인사에 대해 제주도는 인사 방향과 일정을 사전 공개함으로써 조직의 안정성과 흔들림 없는 업무의 연속성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특히 58년 상반기 출생 고위공무원들의 일선 퇴진 결정으로 국과장급 폭이 커져, 2급 승진 2명 등 모두 100명(직급 85명, 직위 15명)의 승진 인사가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 정기인사 4대 원칙...말만 그럴듯?

  실국장급의 변동폭이 유독 적었던 이번 인사에 대해 제주도는 "지난해 7월 첫 조직개편 이후 조직 안정성 유지와 현안업무의 차질 없는 추진을 통한 성과 창출, 혁신과 소통, 사회변화에 대한 신속한 대응을 위한 전문성 강화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시사제주>가 기사를 통해 사전 예고한 조직 안정성과 성과 창출이라는 '전가의 보도식' 수식어가 그대로 사용된 것이다.

  상당수 실국장의 유임을 두고 '안정성'이라고 주장하는 제주도의 설명을 언뜻 납득하기는 힘들다.

  일부 과장급 직위에 대한 파격적인 인사에 대해 제주도는 '성과'와 '혁신'이라는 배경을 내세웠다.

  평화대외협력과장으로 자리를 옮긴 김남진 사무관과 도시건설과장에 임명된 이양문 사무관, 투자유치과장 장재원 사무관, 공항확충지원과장 현경옥 사무관 등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이들 4명은 연령과 현직급 근무년수가 다소 부족함에도 '직무수행능력'과 '조직기여도'를 감안해 발탁했다고 제주도는 설명했다. 공무원이 아닌 외부인로서는 쉽게 납득할 수 없는 해명이다.

  제주도는 이 밖에도 연공서열보다 직무 수행능력을 최대한 발휘해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공무원을 발탁했고 제주도의회와의 인사교류는 상호 유기적인 협의로 협력 관계의 인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감사위원회 역시 과장급 직위에 대해 자체 승진을 시켜 독립성과 역량강화에 중점을 뒀다고 주장했다.

# 실세부서 독식 여전...원 지사도 깨지 못한 불문율?

  정기 인사를 둘러싼 제주도의 온갖 미사여구에도 불구하고, 이른바 실세로 꼽히는 특정부서의 인사 독식 현상이 이번에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인사에 따른 직급 및 직위 승진자 100명 가운데 12명이 기획조정실 출신이다. 총무과 4명을 합치면 16명이 소위 실세부서에서 배출돼 승진인사의 20%를 싹쓸이했다.

  기사 윗 부분에서 언급된 김남진 사무관 외에도 강애란 사무관이 특별자치과장 직무대리로 자리를 옮겼고, 문경진 청렴감찰관은 제주시 부시장으로 영전하는 등 '누가 봐도' 눈에 띌 만한 인사가 나왔다.

  같은 58년생인 홍성택 안전관리실장의 퇴진에도 불구, 자리를 굳건히 지킨 김정학 기획조정실장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 관심 부서는 파격 발탁...나머지는 찬밥 신세

  실세부서 만큼의 성과를 보이지는 않았으나 각각 7명과 6명이 승진한 경제통상산업국과 도시건설국 역시 주목할 만하다.

  기조실에 비하면 한참 미치지 못한 스코어지만 평균 3~4자리에 불과한 다른 국에 비하면 선방한 편이다.

  이들이 각각 전기차 보급 업무와 부동산 정책 등 도지사의 이른바 주요 관심 사항을 관할하는 부서인 점을 미뤄봤을 때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공직 내외부의 평가다.

  안전관리실에서는 승진자가 단 한 명 밖에 나오지 않았고 보건복지여성국 역시 승진자가 두 명에 불과해 침체된 분위기가 역력하다.

  정식 편제된 실국은 아니나 공학확충추진단 역시 눈길을 모았다. 작은 '단' 규모의 편제에도 불과하고 3명의 승진자가 나왔다. 해양수산국 전체 승진 규모와 같은데, 원 지사의 최대 관심사항이 제2공항인 점을 감안하면 놀랄 결과는 아니라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