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청 김영신씨
논란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제주 세계7대자연경관 선정에 많은 노력을 쏟은 것은 제주도내 공무원들이라는 데 이견을 달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지나친 공무원 동원이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남이 알아주든 말든 한 표 한 표 묵묵하게 전화기를 들었던 이들의 ‘순수한 열정’까지 쉽게 폄하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제주도 감귤특작과 김영신씨(45)가 그런 인물이지 않을까 싶다.

김영신씨가 제주-7대경관 선정에 투표한 횟수는 2만여건. 보통 사람으로는 감히 상상하기 힘든 숫자다.

물론, 많은 공무원, 많은 도민들이 7대경관 선정에 힘을 보탰고 그 노력에 순위를 매길 수도, 매겨서도 안 되는 일이다.

김영신씨의 노력이 높게 평가 받는 것은 그 순수성에 있다.

일각에서는 공무원들이 전화투표에 매달리느라 본연의 업무를 게을리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실제로 공무원들에게서 과중한 업무도 모자라 전화투표까지 신경 써야 한다는 고민도 종종 들을 수 있었다.

그러나, 업무에 시달릴 지언정 자신의 업무까지 내팽길 정도로 무지한 공무원은 많지 않다는 것이다.

기자가 김영신씨에게 인터뷰를 요청하자 보여준 의아스럽다는 반응에서도 그의 순수성을 엿볼 수 있었다.

그는 “당연히 해야 될 일이어서 했을 뿐이다. 지금은 업무가 바빠서 인터뷰가 곤란하고 언론에 등장할 정도의 일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며 단번에 인터뷰를 거절 당할 뻔했다.

결국, 몇 번의 간절(?)한 부탁 끝에 짧게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독실한 불교신자인 김영신씨는 한 표, 한 표 기원하는 마음으로 전화를 눌렀다고 한다. 그래서 자신이 몇 표를 했는지 계산도 안 해봤단다. 다른 사람들이 2만건을 했다니까 그런 줄 알았다.

김영신씨의 이러한 노력은 가족들의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특히, 그녀의 어머니 부영자 조천읍 민속보존회 회장은 딸의 투표수를 훨씬 뛰어넘는 5만건을 했다. 아버지도 1만건을 보탰다.

몇 년 동안 가족여행을 가기 위해 조금씩 모았던 돈도 7대 경관 선정 투표에 기탁 했다. 시댁과 친정 모두 제주에서 살지 않는 김씨 가족에게 가족여행을 포기한 것은 그만큼 큰 의미가 있었다.

김 씨는 “오랜 시간을 기다려온 가족여행이었지만 여행은 다음에도 갈 수 있고 뭔가 더 보람 있는 일에 써보고 싶어 가족모임에서 결정했다”고 전했다.

여기에 김 씨의 시댁식구들까지 2만표를 더 했다. 이렇게 김씨 가족의 투표건수만 10만건에 달한다.

가족들의 이러한 성원은 제주에 대한 애정도 애정이지만 딸과 며느리에 대한 무한한 믿음이 있었던 덕이다.

김 씨는 “아무래도 여행을 다니려면 조금이라도 더 알려진 곳을 찾게 되지 않겠느냐?”며 “7대경관에 선정되면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 같다. 제주가 새롭게 발전하는 또 다른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